감정, 기분 느낌과 같은 정서와 관련된 여러 가지 단어가 일상생활에서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정서 과학 연구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에서 쓰이는 정서와 관련된 용어들의 정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정서 과학이란 감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영어로 '감정'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움직임'에 있다. 감정은 움직임이 기초이다. 즉 감정은 행동을 위한 것이며, 감정은 행동과 상호작용한다. 행동이 감정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행동이 감정을 만들기도 한다. 정서 과학에서 말하는 감정은 환경이나 내적 상태에 대하여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즉각적인 반응을 말한다. 정서는 감정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감정이 구체적으로 분류되는 가치적 반응을 말한다면 정서는 더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감정이 짧은 시간 동안에 일어나는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말한다면 기분은 좀 더 장기간의 상태이며 직접적인 반응을 하는 대상이 없는 확산한 상태를 말한다. 오늘 기분이 좋다거나 기분이 나쁘다거나 할 때는 기분 좋은 것에 대한 직접적인 대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상태를 말한다. 기분이 나쁘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기분이 좋으면 평소에 마땅치 않던 것도 좋게 보일 수 있다. 기분은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주는데, 정서 정보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의사 결정을 할 때 현재의 기분을 하나의 정보로써 이용한다. 날이 흐리고 비가 추적추적 울 때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월요일과 금요일을 비교하면 월요일은 왠지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한다. 정서 정보 이론에 따르면, 기분이 좋지 않은 월요일에 새로 뽑을 직원을 면접하는 경우 면접관의 기분 상태가 면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대상을 평가할 때 내가 기분이 좋거나 나쁜 전반적인 상태가 정보로 입력되어 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느낌은 감정을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무서운 것과 무서운 느낌이 다른 것처럼 감정과 느낌은 다르게 사용된다. 로봇에 정서의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하여 정서적인 표현이라고 이해되는 행동을 하게 할 수도 있고, 사람들의 정서적인 표현을 이해하여 정보처리를 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로봇이 감정을 주관적으로 경 점하는 상태인 느낌이 들도록 할 수 있을까? 로봇을 디자인할 때 감정을 범주화하여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봇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는 방향으로 얼굴을 돌리면 우리는 로봇이 나를 이해하거나 내 말을 경청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로봇이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리든 로봇의 음성 인식 과정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로봇의 표정이나 몸짓을 통한 정서적 의사소통은 우리의 정서적 반응을 투사한 해석일 경우가 많다. 진화론적인 시각에서 볼 때 감정은 생존을 위한 도구이다. 진화론적으로 가장 고등한 존재인 사람이 다른 동물과 비교해서 가장 감정적으로 발달하여 있는 것을 생각하면 감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볼 만하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감정에 의존한다.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감정은 우리가 위험을 피하기 위한 준비나 생식을 위한 행동을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다. 두려움은 우리가 위협한 상황을 피하게 하고, 행복감이나 설레는 마음은 생식을 위한 행동을 하게 한다. 감정은 개인의 목적에 따라 환경의 자극들과 현상의 중요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즉 감정은 인지적인 처리를 하기 전에 외적 환경이나 내적인 사건에 대하여 가치를 부여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행동을 준비하게 한다. 모임에서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았을 때. 수업에 들어와서 강사를 만났을 때. 정계에 입문한 정치인을 미디어에서 처음 보았을 때. 우리는 일단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평가를 한다. 즉 "이 사람 괜찮아 보이네", "저 사람 인상이 나쁘군", "이 사람 원지 마음에 드는데" 등, 그 사람들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기도 전에 가치를 부여하는 반응을 하게 된다. 이런 가치적 평가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행동하는 데 도움을 준다. 흔히 감정은 제외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인지적인 분석을 통해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만 아니라 집이나 옷 같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서도 '좋다',' 싫다'의 가치적 반응이 먼저 나온다. 심리학자 자몬스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마주치면 인지적 평가 이전에 무조건적인 정서적인 평가를 하며, 이러한 즉각적인 정서적 평가는 의사결정이나 기억,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의미에서 학자들은 인지와 감정을 딱 선을 그어서 구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감정은 생리적인 반응을 동반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경험이다. 여행하다 밤에 낯선 곳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해 보자. 으슥한 곳에서 갑자기 나타난 그림자를 보면 심장이 빨라지고 식은땀이 흐르며 몸이 얼어버리고 소름이 돋기도 한다. 공포라는 감정은 여러 가지 생리적인 반응의 연합이다. 그러나 인지적인 해석이나 생각하는 방법이 감정을 구성하기도 한다. 감정의 또 다른 측면은 행동적인 표현이다. 표정, 몸짓, 목소리 톤이나 몸자세는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기도 하며, 또한 감정을 구성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심리학자들은 일차적 감정과 이차적 감정을 구별하여 설명한다. 일차적 감정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으며 진화적으로 적응적인 반응이다. 따라서 일차적 감정은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생물학적으로 분명한 감정이다. 이러한 일차적 감정에는 분노, 두려움, 슬픔, 식음, 행복, 놀라움 등이 포함된다. 이차적 감정은 일차적 감정들이 혼합되어 있어서 더 복잡하다. 후회, 죄책감, 순종, 부끄러움, 사랑, 질투와 같은 감정들이 이차적 감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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